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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삼가역 술집 겸 카페 길과사람(feat.안주맛집)에 가다

by 알고본다 2020.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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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나가 술을 끊는다고 선언해서 집 전체에 금주령이 내려졌습니다. 다이어트 때문이지 혹은 정신수련의 일종인지 모르겠지만 술을 마시면 10만 원을 주겠다고 각서까지 썼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란 참을 수 없는 법이죠. 결국 누나가 술집에 몰래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10만 원이라니 ㅋㅋ 정말 돈 벌기 쉽죠?  

 저는 술을 마시지는 않지만 분위기가 좋아보여서 같이 따라갔습니다. 위치는 바로 삼가역 부근에 있는 길과 사람이라는 곳입니다. 예전부터 술집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유동인구가 적기도 하고 침침한 분위기 때문에 발길이 끌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주인분이 인테리어도 다시 하고 메뉴 구성과 가격도 괜찮게 바꾸고 난 후에는 자주 가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용인시청에서 삼가역 부근에는 상가가 별로 없고 술집도 썩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역북지구 쪽이나 용인 시내(시장 쪽)에 상점들이 활성화돼서 그쪽에 가서 먹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북지구는 저희 집에서는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고 가야해서 불편합니다. 일 끝나고 간단하게 술 한잔 하는데 그렇게 멀리 가는 것은 너무 피곤하니까요. 어쨌든 좋은 술집이 생겨서 좋다는 것을 이렇게 길게 말했네요. 

길과 사람 간판

가게 전경과 간판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커피와 맥주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네요. 예전에는 보라색 조명을 써서 약간 음침한 술집 느낌이 났는데 주황색 조명을 써서 아늑한 느낌이 드네요. 얼른 들어가 보겠습니다. 

 

길과 사람 가게 내부

4인석 테이블로 널찍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칸막이도 설치되어있어서 옆 손님과 불편하지 않게 술을 마실수 있어요. 인테리어는 원목? 나무로 의자와 테이블을 만들어서 조명 색과 통일감을 주었네요. 내부의 요리하는 공간은 안쪽에 있어서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계산할 때 보니 깔끔하게 해 놓으신 것 같습니다. 

 

길과 사람 4인석

화분과 타일을 활용한 벽면 구성으로 아기자기한 느낌이네요. 예전에 아재들이 올것같은 분위기에서 정만 많이 변했습니다. 벽에 그림이나 조명기구들에 신경을 많이 쓰신 것 같아요.

길과 사람 1인석

1인석도 배치되어있어서 혼술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만 창문 앞이 막혀있어서 좀 답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니면 오히려 밖에서 보는 눈이 없어서 좋은 걸까요? 잘 모르겠네요. 꼭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아요. 와이 파도 제공되니까 인터넷을 보고 하루를 정리할 수도 있겠네요. 

길과 사람 메뉴판

생맥주, 병맥주, 소주, 양주 등이 있네요. 생맥주는 카스랑 클라우드가 제공되네요. 그런데 술 메뉴 중에 에스프레소 콘비라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술을 좋아하는 누나에게 물어봤지만 모른다고 하네요. 그래서 구글에 검색해보니 콘 비라라는 말이 with Beer라고 하네요. 그러니까 에스프레소와 맥주를 섞어서 마시는 술인가 봅니다. 커피와 술을 둘 다 싫어하는 저에게는 왜 저런 걸 먹지? 하는 생각만 듭니다. 그래도 호기심에 한 번 먹어보고 싶기는 하네요. 혹시 모르잖습니까? 맥주와 커피 각각은 싫어도 합쳐놓으면 제가 좋아하는 맛일 수도 있잖아요. 어쨌든 다음에 오면 한번 시도해보겠습니다. 

 안주류는 크게 마른안주, 과일류, 튀김류, 탕류로 나뉘는 것 같아요.  대부분 냉동이나 건조식품으로 유통기한을 관리하기 편한 식재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실용적으로 메뉴를 구성해놓았습니다만, 손님입장에서는 이 집만의 특별한 메뉴는 없어서 조금 아쉽네요. 전체적으로 가격대는 싸지도 않고 비싸지도 않은 중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예전에 한치와 땅콩을 맛있게 먹었던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반건조오징어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맥주 500cc도 같이 주문했습니다.

휴지통 물티슈 휴지

휴지통과 휴지, 그리고 센스있게 물티슈도 세팅되어있네요. 가끔 다른 가게는 물티슈가 없어서 가져달라고 말해야 되는 것이 조금 성가셨는데 이런 점은 참 좋네요. 

 

기본안주

기본 안주로 프리첼과 땅콩이 나옵니다. 제가 다이어트 중이라서 프리첼은 손도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만드는 것은 절대 아닐 테니 맛은 시중에 파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땅콩도 그럭저럭 평균은 되는 맛이었습니다. 보통 술집이 강냉이라 건빵 같은 것을 주는 것에 비하면 괜찮은 구성이라고 봅니다.  

반건조오징어

알맞게 구워나온 반건조 오징어와 양념 땅콩 그리고 나쵸가 나왔습니다. 오징어는 뜯어먹기 좋게 칼집을 내주셨네요. 소스로는 고추장, 마요네즈, 청양고추와 간장과 마요네즈가 섞인 세 가지 종류가 나왔습니다. 12000원의 구성으로 보면 썩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그럼 중요한 것은 맛이 될 텐데요. 하나씩 먹어보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비닐장갑

사장님께서 센스있게 비닐장갑을 주셨습니다. 오징어는 역시 뜯어먹는 재미가 있죠. 장갑을 한 손에 끼고 결대로 찢어서 저의 최애 소스의 마요+고추+간장 소스에 푹 찍어서 먹어봤습니다. 역지 반건조라서 씹히는 맛이 부드러웠습니다. 그리고 살이 정말 통통해서 만족 감이 더 높았습니다. 오징어 자체가 맛이 크게 나지 않는 식재료라 생각하기 때문에 맛에서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소스가 얼마나 맛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요+고추+간장은 역시 언제 어떻게 먹어도 맛있네요. 신발을 찍어먹어도 맛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양념 땅콩

아니 기본안주로 땅콩이 나오는데 돈 주고 사 먹는 메뉴에 또 나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 내고 먹는 땅콩에는 맛소금?으로 간이 되어있어서 손이 멈추질 않네요.  짭짤해서 맥주를 안 먹을 수 없게 만드는 마약 같은 안주입니다.

 

나초

설명이 필요없는 녀석입니다. 그냥 맛있습니다. 여기에 치즈를 찍어먹으면 좋겠지만, 애초에 나초를 시킨 게 아니라서 같이 나오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래도 마요네즈에 찍어먹으면 원래 맛탱이라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생맥주

사장님이 생맥주 추출 엔지니어셨나봅니다. 거품과 맥주를 8:2의 황금비율로 담아주셨네요. 병도 냉장고에서 막 꺼내서 시원하게 마실 수 있었어요. 누나의 말로는 한 달 동안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맛이라고 하네요.

 

공짜 티백 차

저는 술을 못마셔서 물을 달라고 말씀드렸더니 따뜻한 차를 제공해주셨습니다. 제가 차가운 음료를 못 마시는 것을 어떻게 아셨죠? 정말 감동했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누나와 담소를 나누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네요. 앞으로도 자주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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