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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1등급 제주 흑돼지로 만든 인생돈까스를 맛보다 #카츠하나

by 알고본다 2020.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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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에 강남역 고쿠텐을 맛보고 나오는데 맞은편에 새로 돈가스집을 오픈하기 위해서 공사 중인 것을 발견했습니다. 인테리어를 쓱 보니 감이 딱 오더군요. 무언가 맛집의 냄새가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오픈하자마자 찾아가 보았습니다. 

 

일본식 수제 돈가스 전문점 - 카츠하나


이름은 카츠하나입니다. 하나가 일본어로 아마 꽃일 겁니다. 그래서 간판의 아이콘이 벚꽃으로 되어있네요. 돈가스 꽃이라.. 얼마나 아름다우면 그런 이름을 붙일까요? 기대가 됩니다. 언른 안으로 들어갑니다.

 

가오픈 안내


 오픈한지 3일째 되는 날에 갔는데 아직 가오픈 기간이었습니다. 처음 손님들을 대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실수가 나오기 마련인데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겸손한 자세가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구가 가식이 아니라 진짜라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제가 주문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옆 테이블에서 주문한 메뉴가 아닌 엉뚱한 메뉴를 가져다줘서 트러블이 생겼습니다. 그때 매니저가 잘못 나온 메뉴를 무료로 드리고 늦어서 죄송하다고 공손히 인사하였습니다. 제 일이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 좋아지는 광경이었습니다. 꼭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장사하셨으면 좋겠네요.

 

매장의 이야기


 최고급 1등급 제주 흑돼지, 생돼지고기, 생빵가루, 매일 정제하는 카놀라유, 주문 즉시 조리 등 고객들이 마음에 들만한 것은 모두 하고 있네요.(다만, 물량수급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일부 백돼지가 쓰일 수 있다고 하네요)

 

메뉴판1 - 돈까스


 메뉴판을 살펴보겠습니다. 등심인 로그, 안심인 히레 그리고 치즈와 멘치가 있습니다. 멘치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다진것을 튀긴 것입니다. 그리고 닭다리로 만든 치킨가스도 팔고 있습니다. 가격대는 평균 만원 정도이네요. 강남역 상권을 고려하면 크게 비싼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고기의 양(g)이 많아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카레메뉴
나베 우동
카츠동
계절메뉴

 그외에 카레, 우동, 카츠동, 소바도 있었네요. 소바는 계절메뉴라고 하는데 여름에만 되는 것인지, 만약 여름만이라면 6~8월까지만 되는 건지 정확히 명시해주면 좋겠습니다. 

 

원산지 표시판


원산지 표시입니다. 닭고기를 브라질산을 쓰는 게 조금 아쉽네요. 그리고 와이파이 번호를 저렇게 삐뚤빼뚤한 손글씨로 적어놓는 것은 정말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매장 전체의 급이 낮아지는 느낌이에요. 고급스럽게 인테리어 해놓고 점수를 깎아먹네요. 

 

원목으로 주방을 가렸다. 
매장 내부 사진


 원목의 가구들과 화이트로 페인트 칠을 해서 깔끔함과 품격을 다 챙긴 인테리어 입니다. 너무 사치스럽지도 싸구려 같지도 않은 편안한 분위기였어요.  4인석 테이블도 많이 있었지만 다찌 석도 여유롭게 마련되어 있어서 혼밥 하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테이블 세팅

 소스와 물 휴지가 세팅되어 있습니다. 따로 소스를 더 달라고 요청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소스 뚜껑을 열어서 입구 주변을 확인했는데 깨끗했습니다. 가끔 오래된 가게들을 보면 그 주위가 진뜩한 것들로 지저분해져 있는데 그러면 밥맛이 떨어집니다. 

 

믹스카츠(히레 + 치킨)


 저는 히레 + 치킨까스를 주문했고 10분남짓 기다리니 메뉴가 나왔습니다. 밥, 장국, 샐러드, 참깨, 단무지와 김치가 같이 나왔습니다. 그릇이 그릇이 모두 예쁘장해서 일단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장국도 따뜻하게 해서 넉넉하게 제공한 것도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하나 깨알 꿀팁을 드리자면 밥은 리필이 가능합니다. 

 

일본식 수제 돈까스

 

튀김 색깔이 환상적으로 아름답네요. 보기만 해도 바삭바삭한 식감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고기 밑면이 눅눅해지지 않게 플레이팅 된 것도 좋네요. 다만 히레가 3점이 나온 것은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도 고기 자체가 엄청 두툼해서 양이 적은 것은 아녔습니다. 냄새를 맡아봤는데 기름이 산패했을 때 나는 비릿? 한 향이 1도 없었습니다. 점심장사를 하고 바로 기름을 갈아버리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일단 향과 비주얼은 합격입니다. 

 

히레까스

 

태어나서 본 돈까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깔입니다. 4월 만개한 벚꽃잎 같은 연분홍색 위로 촉촉한 육즙이 가득 차있었습니다. 혹시나 저 붉은색이 고기가 안 익어서 나온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설명충이 등판하겠습니다. 

 

"후레쉬 고기에만 함유된 미오글로빈 성분이 조리 시 열에 의해 붉은색을 띠게 됩니다. 
덜 익은 핏기가 아니라 신선한 고기에만 보이는 현상이니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이해가 되셨나요? 지금까지 먹던 돈까스와는 차원이 다른 신선한 고기라는 뜻입니다. 또한 익힘의 정도를 절묘하게 컨트롤하였기 때문에 저렇게 육즙을 보존하면서 고기가 낼 수 있는 가장 부드러운 식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반죽과 고기 사이에 개미 한 마리 들어갈 수 없게 서로 밀착되어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고기와 반죽이 떨어져서 돈가스를 먹는 것이 아니라 고기와 빵가루를 각각 먹게 되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고기 본연의 맛을 느껴보고 싶어서 일단 소스를 찍지 않고 한입 먹어보았습니다. 너무 부드러워서 거짓말 보태지 않고 두부를 먹는 것 같았습니다. 잇몸이 안 좋으신 분들도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또한 흑돼지에서 나오는 풍미와 깊은 육향이 씹을수록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육즙은 따로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치킨까스

치킨가스도 마찬가지로 촉촉하게 수분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고기를 튀기는 스킬이 상당히 높은 레벨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히레까스 같은 경우에는 고기 자체의 질이 흑돼지로 상당히 높아서 사실 맛이 없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브라질 한 닭다리살로 잡내가 하나도 안 나면서 육즙을 꽉가두고 튀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튀길 때 온도와 시간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튀김 반죽의 맛은 크게 강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고수 들을수록 기교를 뽐내기보다는 기본기를 극한으로 중요시하는 것 같습니다. 

 

샐러드

아무런 소스도 없는 것처럼 보이시죠? 소스를 뿌렸지만 색깔이 있지가 않아서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완전히 오리엔탈은 아니지만, 약간 상큼한 맛을 내주는 소스였습니다. 껍질이 제거한 방울 토마토 하나가 신의 한 수입니다. 느끼함이 조금 올라오는 것을 자연적인 산도를 통해서 깔끔하게 제거해주었습니다. 

 

장국

 

구수한 맛이 많이 느껴지는 장국이였습니다. 장국을 만들어놓고 센 불에 계속 놔두면 단맛과 여러 감칠맛이 모두 사라지는 것 아시죠? 이곳은 장국의 맛이 잘 지켜지게 온도조절을 해주었습니다. 

 

소스를 뿌리는 곳에 깨를 갈아놓았습니다. 소스가 굉장히 상큼한 맛이 많이 납니다. 여러 과일의 단맛과 식초를 넣은 것인지 시큼시큼했습니다. 거기에 고소한 깨의 맛이 여러 층을 이루면서 고기를 계속해서 먹을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돈가스를 먹고 나서 느끼하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게 만들어주었네요. 

 제가 살면서 먹어본 돈까스 중에서는 제일 맛있었습니다. 인생 돈가스를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을 몰랐네요. 돈가스 그 자체인 인간 스윙스가 와도 인정할 맛입니다. 혹시 돈가스 고수분들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다른 맛집과 비교해서 어떤지 평가의견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강남역에서 식사하실 있으신 분들은 꼭 들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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