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먹자거리골목에 맛있는 곱창집이 있다고 해서 누나를 따라서 갔습니다. 그런데 일요일에 너무 이른 점심시간에 가서 그런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더라구요. 그래서 어디 다른 맛집이 없을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9,900원 1인분 갈비정식이라는 문구에 눈이 꽂혔습니다. 갈비가 1인분에 저 가격으로 팔 수 있다고? 그것도 그냥 갈비만 주는 것이 아니라 정식으로 나오는데? 약간의 의구심이 들었지만 속는 셈치고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이름부터 조선화로집이라고 보이는 것처럼 숯불을 사용하는 고기집입니다. 갈비를 만약 가스불에 구워먹는다면 그건 안먹는것만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삼겹살이나 여타 다른 고기들은 괞찬을지 몰라도 갈비만은 숯불이 아니면 먹은것 같지가 않더라구요.
기와집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를 입구에 장식해두었습니다. 2층에 위치해서 넓직한 공간을 마련해 두었네요. 대규모 단체손님이 와도 걱정이 없을것 같습니다. 또한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방이 한쪽에 있어서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마음편하게 고기를 먹을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기본적인 세팅입니다. 다른 고기집들과 크게 차이는 없지만 물티슈가 마련되어있는 점은 좋네요. 항상 따로 달라고 해야지만 주는 곳들이 있는데 코로나에 손소독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기로 불을 켜는 가스라이팅 방법의 숯불입니다. 처음에 5분정도 가스로 점화를 시키고 나중에는 숯 자체에서 나오는 열로 고기를 굽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화력이 세지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피아노 줄을 활용한 고기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판의 장점은 숯불의 향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숯향이 아니라 고기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500ml짜리 생수를 가져다 줍니다. 새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아마도 재활용한것이 아닐까 합니다.
시그니처 메뉴인 한돈 갈비입니다. 양념은 9,900원이고 생갈비는 10,900원입니다. 아무래도 생갈비가 원육이 조금 더 많기때문에 더 비싼게 아닐까합니다. 또한 생갈비는 브랜드 1등급 고기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면에서도 더 뛰어납니다.
꽃갈비, 즉 소고기 갈비가 9,900원입니다. 거의 미친수준의 가격이네요. 사장님이 보살이신건지 아니면 저렇게 팔아도 남는건지 정말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질이 좀 떨어지지 않을까 궁금하네요. 그리고 황제갈비살이라고 뼈에 붙은 살중에서 가장 맛있는 부위도 11,900원으로 합리적으로 제공하고 있네요
세트메뉴를 주문하면 차돌된장찌개도 서비스로 나옵니다. 여러가지 부위를 모두 맛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찌개류와 정식입니다. 저희는 한돈수제숯불갈비정식을 2인분 주문하였습니다. 갈비에 밥과 찌개가 9,900원이라는게 먹었지만 아직도 믿겨지지가 않네요. 보통 평일 점심시간에만 특별히 세일을 하는 편인데 이곳은 주말과 저녁에도 저 가격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정식의 경우에는 따로 추가로 가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됬습니다. 하지만 고기류만 시키실 경우에는 1인당 추가로 1000원의 상차림 비용을 받네요. 상추를 비롯한 여러가지 반찬을 먹을 수 있습니다. 셀프코너가 마련되어 있어서 눈치없이 먹을 수 있어서 그리 큰 비용은 아니라고 봅니다.
양념장과 고추류, 김치등을 더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어서 일단 첫 인상은 합격이네요.
전반적으로 조선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운것 답게 맛깔난 정통 한식반찬들입니다. 굳이 이상한 트렌드를 쫓아가지 않고 맛으로 승부를 건 느낌입니다.
고구마 무스는 누나가 정말 좋아하는데 한입먹고 더 이상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냥 보기에도 뭔가 퍽퍽해 보이고 수분감이 전혀없네요. 홍어무침은 먹어봤는데 맛이 계속 땡기는 맛은 아니였습니다. 그저 돌솥밥으로 만든 누룽지에 얹어서 먹으면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처음에 호기심으로 먹었는데 깜짝놀랐습니다. 겨자소스로 버무려서 약간 쇼크를 받았습니다. 태어나서 목이버섯을 이런식으로 무쳐놓은것은 처음이네요. 그래도 나름 씹는맛도 있고 양장피를 떠올리게 하는 재미있는 구성이였습니다.
여기는 따로 양파와 소스를 주지 않고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내줍니다. 갈비 자체가 담백한 맛을 지향해서 양파를 많이 먹지는 않았습니다.
겉절이 상추입니다. 약간 매웠습니다. 제가 원래 매운것을 못먹기도 하지만 조금 더 매운편이라 한입먹고 손대지 않았습니다.
정식을 2인분 시키면 나오는 고기양입니다. 좀 적어보이죠? 하지만 밥이랑 된장찌개랑 같이 먹다보면 둘이서 충분히 양이 찹니다. 고기에 색깔로 봐서는 양념을 엄청 오래동안 담궈놓으것 같지는 않네요. 갈비가 달아야 맛있지만 또 너무 달면 금방 싫증나는것 아시죠? 그 선을 지키는게 중요한데 이 녀석은 아슬아슬하게 잘 지킵니다.
맨난 명륜진사갈비의 가짜 목전지 갈비를 먹다가 잘 재워진 고급 갈비를 먹으니 지금까지 헛살아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3,500원짜리 싸구려 갈비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물론 명륜진사갈비는 무제한이기는 하지만 중고생도 아니고 나이도 이제 30대를 넘어서니 많이 못먹습니다. 한끼를 먹을때 이제는 양보다는 질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피아노줄을 써서 제가 좋아하는 숯불향도 듬뿍 묻어있습니다. 갈비부분의 지방과 고기의 황금비율로 만들어지 부드러운 식감이 너무 좋습니다. 또한 단맛을 단순히 설탕이아니라 과일류로 풍미가 높은 단맛을 내주었습니다. 지금 글을 쓰면서도 또 먹고 싶어지네요.
단호박, 완두콩 등이 들어간 돌솥밥입니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아니겠습니까? 싹싹긁어서 접시에 옮긴다음에 물을 부어서 누룽지를 만들어 줍니다. 밥한 숟가란 푹떠서 갈비 한점 올려 먹으니 한주간의 스트레스가 뜨거운 숯불속으로 훨훨 타들어가네요.
먹다가 찍는 타이밍을 놓쳐버린 된장찌개 입니다. 정식이라서 구성이 야박할 것 같은데 두부도 처음에는 정말 많이 넣어주셨습니다. 맛도 집에서 끓인것처럼 맛있었습니다. 고기만 먹다보면 속이 더부룩할수 있는데 된장찌개로 속을 뜨근하게 채워서 든든해졌습니다.
밥의 전분기가 술술 풀려나온 구수한 누룽지였습니다. 국물까지 한방울 남기지 않고 다먹었네요.
이 집의 첫번째 강점은 뭐라해도 가격입니다. 9,900원이면 고기1인분도 못 먹는 가격인데 거기에 밥과 찌개까지 주다니요. 두 번째는 욕심이 들어가지 않은 양념입니다. 타자들이 욕심이 들어가면 어깨가 무거워지고 스윙이 커져서 타율이 내려가게 됩니다. 음식도 마찬가지로 돈에 눈이 멀면 더 자극적인 맛을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재료가 가지고 있던 맛은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게 되죠. 이곳은 요즘 음식점 답지 않게 적당히 단맛을 유지해서 그러한 거부감을 낮췄습니다. 또한 손님을 배려하는 서비스까지 삼박자가 잘 갖춰진 곳입니다. 다음주에 또 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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