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집

[강남] 천상의 감칠맛 튀김덮밥은 고쿠텐입니다.

by 알고본다 2020. 5. 20.
반응형

점심을 순대국밥을 먹었더니 저녁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먹고 싶어 졌습니다. 한동안 다이어트를 해서 튀김류를 못 먹었는데 너무 당기더군요. 그래서 오늘을 튀김 덮밥집을 가기로 했습니다. 
 튀김과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무척이나 어색했습니다. 보통 튀김은 떡볶이를 먹을때 같이 주문해서 찍어먹는 부캐? 같은 녀석이니까요. 아니면 맥주 안주로 먹는 것이 한국인에게는 가장 친숙한 느낌일 것입니다. 보통 밥과 같이 먹으면 반찬류라고 봐야 하는데 고기도 아니고 김치나 젓갈류처럼 간이 되어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어쨌든 일본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식문화는 정말 재미있는 구석이 많네요. 돈가스, 초밥 그리고 외국음식이지만 본인들의 스타일에 맞게 최적화한 일본식 카레까지 참 흥미롭습니다.
 텐동에 올라가는 튀김이 일반 분식점과 가장 크게 다른점은 반죽의 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징어튀김을 시키면 핫도그도 아닌데 반죽이 오징어보다 더 큽니다. 그런데 텐동은 반죽이 얇아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데 주력합니다. 제가 재료 맛 +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편이라 텐동을 싫어할 수가 없네요. 하지만 텐동은 자칫 잘못 요리하면 기름을 너무 먹어서 쉽게 물려버립니다. 우리가 실력 있는 집을 찾아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제가 찾아간 곳은 고쿠텐 강남점입니다. 아마 3달 전쯤에 한번 가보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네요. 그때 개업을 하고 얼마 안 되어서 갔는데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 또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고쿠텐 입구

 입구에 영업중이라는 표시가 눈에 띄네요. 삭막한 콘크리트 빌딩 숲 사이에 나무로 세련되게 디자인해놓은 것도 마음에 듭니다.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묘한 감정이 드네요.

대기의자

대기자를 위한 의자입니다. 미니 화분이 있어서 연인들의 포토존으로도 좋겠네요. 요즘 맛집 인증을 해서 sns 많이들 올리니까요.

고쿠텐 방송출연

 방송에 나왔다고 무조건 맛있다는 보증은 이제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옛날에 다큐멘터리 트루맛쇼를 보니 돈을 주면 방송에 다 나오게 해 주더군요. 그걸 보니 이제 이러한 팻말을 보면 의심부터 생깁니다. 수요 미식회는 그래도 어느 정도 양심껏 맛집을 고르는 것 같지만 생방송 투데이는 차라리 안 나가는 게 좋지 않았을까요?

대기자 명단

대기명단을 적는 곳입니다. 다행이 제가 저녁시간을 조금 비껴가서 웨이팅을 하지 않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위에 영업시간이 나오네요. 11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입니다. 브레이크 타임은 2시 반부터 5시 반까지 3시간입니다.

 자동문을 열고 들어가자 친절한 종업원분이 혼자 온 저를 다찌석쪽으로 안내해주었습니다. 다찌석에 저뿐만 아니라 혼자 온 다른 분들도 꽤 계셨습니다. 다른 사람들 눈치 안 보고 혼밥 하기에 안성맞춤이네요. 

 의자에 앉아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메뉴판

메뉴판입니다. 텐동말고 다른 메뉴는 없습니다. 매우 마음에 드는 포인트네요. 괜히 가라아게와 같은 튀김류도 해버리면 전문성도 떨어지고 재료 관리도 힘들어서 결국에는 맛이 하락한다고 봅니다. 텐동의 종류는 대표 메뉴 고쿠 텐동, 새우를 4마리나 얹은 새우 텐동 그리고 텐동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장어 텐동이 있습니다. 가격은 만원부터 만 오천 원으로 그리 싼 편은 아닙니다. 미니멈 텐동으로 8000원짜리 로우 텐동도 있네요. 온천 계란 추가 시 천 원이며 세트메뉴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밥과 장국은 무한리필이니 양이 많으신 분들은 참고하셔요!

이벤트

 흔하디 흔한 sns이벤트입니다. 보통 음료수 공짜 혹은 1000원 할인인데 추첨을 통해 꼴랑 2명이라니... 그냥 귀찮아서 안 하렵니다. 

반찬

 단무지와 고추입니다. 아무리 튀김의 명수라고 해도 튀김이기에 기름이 아예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먹다 보면 자연스레 느끼해지는데 저 단무지가 킬링 포인트입니다. 보통 단무지와는 다르게 레몬을 같이 넣어서 만들었나 봅니다. 상큼하게 레몬향이 나면서 입안을 깔끔하게 해 줍니다. 노란색 중국집 단무지보다 훨씬 더 신선하고 딱딱하지가 않습니다. 

간장과 시치미

간장과 시치미입니다. 기본맛으로 먹는 것을 좋아해서 먹어보지는 않았습니다.

나무젓가락, 일회용컵, 티슈

 나무젓가락과 일회용 종이컵을 쓰고 있습니다. 텐동을 먹을 때 약간 힙스터?처럼 먹는 방법 중 하나는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무슨 그런 걸 힙스터라고 하냐 하시면 별로 할 말은 없습니다만, 밥알이 뭉개지지 않을 수 있고 소스를 밥알 사이사이에 잘 섞이게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문하면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리더 군요. 기다리다가 지루해서 가게를 한 바퀴 쓱둘러봅니다. 화려하게 색깔을 칠하지 않고 인사하는 고양이 등으로 정신 사납지 않은 깔끔한 인테리어였습니다. 조명이 약간 어두워서 오히려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찍을 엄두가 않났습니다. 둘러보다가 벽면 한쪽에 고쿠 텐의 이름의 뜻과 맛의 장점 등이 적힌 글귀를 보았습니다. 제가 요약해서 아래에 적어보았습니다.

 고쿠텐의 의미

- 고쿠는 일본어 명사로 감칠맛을 뜻하며, 텐은 일본어 명사로 하늘을 뜻합니다. 고쿠 텐의 뜻은 천상의 감칠맛입니다   
 고쿠텐소개  
저희 고쿠 텐은 튀김의 바삭한 식감과 타레서가 어우러져 촉촉함을 느낄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준비하고 있습니다. 
1. 고쿠텐은 주문과 동시에 튀겨 조리하므로 다소 시간이 걸립니다  
2. 고쿠텐은 매일 2번 새로운 기름 사용합니다. 
3. 고쿠텐은 식용유와 참기름을 일정한 비율로 섞어 튀겨내므로 약간의 색감이 있습니다 
4. 자연의 신선한 재료로 조리하며, 타 레소스는 8시간의 정성을 담아 만듭니다. 
5. 고쿠 텐은 오픈된 주방으로 항상 청결하게 조리합니다 

텐동

 읽다 보니 어느새 기다리던 텐동이 나왔네요. 뚜껑으로 살며시 덮여있던 것을 걷어내고 찍은 사진입니다. 구릿빛으로 잘 튀겨진 새우와 보기만 해도 바삭한 김이 눈에 띄네요. 기름을 금방 갈아서 그런지 향도 고소하고 좋았습니다. 너무 오래된 기름으로 튀기면 찐내?라고 하나요? 그런 게 느껴지는데 전혀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가게에 들어가서도 기름 냄새가 많이 나질 않았네요. 품질이 좋은 환풍기를 사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음식을 먹기도 전에 냄새 때문에 속을 버리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러 구성요소를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번 새우

1번 타자 새우입니다. 아마 새우튀김 싫어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보시면 것에 전분가루? 같은 것의 질감이 느껴지시나요? 바삭한 튀김 속에 촉촉한 새우의 살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맨날 냉동새우만 먹다가 생새우를 튀김을 먹으니 식감이 완전히 다르네요. 특이한 점은 타래 소스가 달지가 않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씁쓸한 맛이 크게 느껴져서 당황했습니다. 다른 곳의 텐동도 먹어봤지만 보통 쓴맛이 조금 있기는 해도 마지막에 은근히 달달한 맛이 올라오는데 저는 전혀 느끼질 못했습니다. 

새우속살

새우와 튀김옷에 빈틈이 전혀 없는 것이 보이시나요? 새우살도 촉촉하게 수분을 머금고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오징어같은 버섯

처음에는 오징어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한입 베어 먹으니 버섯이더라고요. 버섯은 원래 속에 수분이 많은 녀석이라서 씹었을 때 더 촉촉했습니다. 버섯향이 느껴질 줄 알았는데 딱히 느껴지진 않다군요. 버섯은 평균점수였습니다. 

오징어

이 녀석이 진짜 오징어입니다. 너무 작게 잘라놔서 앙증맞네요. 좀 더 크게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먹었던 모든 재료 중에 식감이 가장 만족스러웠던 녀석입니다. 약간 심심하니 간장에 찍어먹어도 될 것 같아요.

꽈리고추

튀김 덮밥에 Kick이라고 생각되는 놈입니다. 솔직히 먹다 보면 기름이라서 '아 느끼한데'라고 생각되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이럴 때는 매운 것을 먹는 것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꽈리고추는 꼭 들어가야 하는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새우보다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물론 새우랑 바꿔먹으라고 하신다면......... 

 매운맛이 확 올라와서 머리에 땀이 날랑 말랑했네요. 기분 좋게 입안이 상쾌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가지

가지 튀김입니다. 말이 필요 없는 녀석이죠. 튀김은 가지 튀김을 먹어본 자와 먹어보지 않은 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가게가 아니어도 좋으니 꼭 드셔 보세요. 따로 가지 튀김만 시켜서 먹고 싶을 정도입니다. 

단호박 튀김

전체 튀김 중에 유일하게 달달한 녀석입니다. 저는 텐동에 단호박은 별로 좋아하질 않습니다. 왜냐하면 밥을 먹는데 갑자기 입안에 단것이 들어오면 밥맛이 좀 떨어지거든요. 저는 음료수나 과일같이 단 걸 먹으면 한동안은 밥 같은 맛이 약한 녀석들은 못 먹겠더라고요. 그래서 웬만하면 마지막에 디저트? 같이 먹는 것을 선호합니다. 

바삭합니다. 바삭바삭합니다. 더 설명하지 않고 넘어갈게요~!

콕콕

온센 계란입니다. 어떻게 만들었는지 정말 신기하게 표면이 탱글탱글했습니다. 젓가락으로 살살 그리고 콕콕 찔러봤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저는 반숙 계란은 무조건 밥 위에 터트려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꾹 하고 눌러서 터트려봤습니다. 워낙 탱글 해서 눌러도 잘 안 터지더라고요. 

터진계란

백두산 대폭발처럼 터져버린 계란입니다. 노른자가 스르륵하고 흘러나오는 게 예술입니다. 사진을 현상해서 집에 걸어 넣고 싶네요.(물론 농담입니다.)

간장 + 계란 + 고슬밥

간장과 계란 노른자 그리고 잘 지어진 고슬고슬한 밥을 섞은 것입니다. 밥알 하나하나가 노른자와 간장 코팅이 돼서 입안에 넣으니 여러 가지 맛이 느껴지더군요. 노른자의 고소함, 간장의 짠맛 그리고 튀김 부스러기의 맛까지 정말 조화로웠습니다. 

완텐

밥 한올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서 먹었습니다. 사실 양이 별로 많지가 않아요. 밥을 리필로 추가할 수 있지만 많이 먹는 편이 아니라서 굳이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건장한 20대 성인이라면 조금 적은 양으로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딱 여성분들이 먹기에 적당한 양이라고 봅니다. 

 가격은 만원이지만 맛이랑 가게 분위기를 보면 적당한 수준입니다. 강남역 근처에서 조용히 혼밥 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하는 가게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