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집

돼지고기 특수부위 끝판왕을 만나다 뚱보집

by 알고본다 2020. 6. 6.
반응형

돼지고기 하시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부위가 어디인가요? 아마도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삼겹살을 떠올리실 겁니다. 지방과 고기가 첩첩이 쌓여서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정말 맛있는 부위이죠. 특히 숯불 등의 직화로 구웠을 때 그 맛이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시대가 변하면서 포화지방을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죠. 그러면서 등심, 안심과 같은 상대적으로 지방이 적은 부위 쪽으로 요리는 하는 경향도 생겨났습니다. 시대에 따라서 돼지고기의 선호부위가 달라지는 것도 참 신기한 일입니다. 

 오늘은 위의 부위말고도 특별한 부위를 팔고 있는 숨겨진 보물 같은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바로 뚱보 집입니다. 이름부터 맛깔난 고기를 팔 것 같은 느낌이 확 오지 않나요? 

 

 뚱보집 입구

간판에서 특수부위를 파는 식당이라는 것을 크게 홍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생껍데기라고 표기되어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돼지껍질도 잘하는 집인가 봅니다. 6월 초인데 매우 더웠기 때문에 창을 다 열어놓고 장사하고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된장, 김치찌개 등의 요리도 포장, 배달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홍보판넬

칠레의 아그로수퍼와 스페인 듀록에서 나오는 특수부위도 판매하고 있네요. 이곳은 국산 - 외국산(칠레, 스페인)으로 메뉴는 똑같지만 가격대만 차별화를 두고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외국산이지만 그중에서도 특급을 판매하고 있네요.

 

내부 조명 및 가림판

옆 테이블과과 공간을 분리해서 손님들이 독립적인 공간에서 사생활을 지키면서 식사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앉으면 서로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될 일은 없었습니다. 이런 점은 다른 고깃집들도 보고 배웠으면 좋겠네요.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인생에 대한 푸념 등을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옆 손님의 이야기를 굳이 듣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부위 설명

특수부위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맛과 위치등의 정보를 친절하게 서술해놓았습니다. 돼지고기에 저런 부위가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네요. 보통 갈매기살 정도만 특수부위로 인기가 있었는데 한국의 정육업이 기술적으로 뛰어나서 세밀하게 고기를 손질하기 때문에 이런 부위들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네요. 

 

고기 메뉴판

1인분 기준은 120g이면 가격은 9,900원대로 나름 저렴한 편이였습니다. 모둠으로 시키게 되면 조금 더 저렴하게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네요.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제가 다녀간 날을 수입산의 재료 수급이 좋지 않아서 밑에 있는 메뉴들을 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두 명이서 갔기 때문에 모둠 400g 3만 3천 원짜리를 주문하였습니다. 

 

사이드 메뉴

 

공깃밥에 기본 계란 프라이가 들어갑니다. 보통 계란 프라이만 해도 천 원을 받는데 굉장히 혜자스러운 혜택이네요. 또한 팔도비빔면과 같은 인스턴트 라면도 팔고 있는 게 신기하네요. 껍데기와 같이 먹으면 느끼한 맛을 커버해주기 때문에 환상궁합인 것 같습니다.  

 

신메뉴

껍데기 쫄면이 정말 먹어보고 싶네요. 쫄깃한 쫄면에 쫀득쫀득한 껍데기가 만나서 식감이 완전 끝내줄 것 같습니다. 개인 인적으로 꼭 먹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 못 먹은 메뉴가 있습니다. 바바로 모소리 김치볶음밥입니다. 밑의 사진을 보면 계란 프라이도 얹어주는 것 같은데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군요. 

 

파채

계란 노른자를 얹은 파채입니다. 맛은 초장맛이라는 생각이 처음에 딱 들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계란 노른자의 고소한 맛이 넘어왔네요. 호불호가 조금 있을듯한 파채였습니다. 참기름을 넣어서 깔끔하게 무쳐낸 것과는 다른 맛입니다. 

 

묵사발?

시원하게 얼음이 동동떠있는 묵사발? 이었습니다. 여름이 다가와서 너무 더웠는데 나오자마자 다 먹고 또 달라고 했습니다. 국물도 맛있고 묵도 서비스 치고 담백하니 딱이었습니다. 딱히 탄산? 단맛? 은 많이 없었습니다. 

 

소스류

매운 소스(껍데기 특화), 콩가루, 소금이 나왔습니다. 콩가루 살짝 묻힌 후 특제 매콤소스에 찍어먹으면 고소함과 매운맛 그리고 고기의 기름 맛까지 한꺼번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와 돼지기름 

불판을 닦을 때 쓰는 기름이 나왔습니다. 단순히 불판을 닦는 것을 넘어서 먹을 고기를 굽기전에 코팅을 해서 맛을 더욱 살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쌈무는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젓갈

 

이제는 돼지를 먹을 때 없으면 안되는 존재가 되어버린 젓갈입니다. 느끼한 맛은 없애주고 감칠맛은 미친 듯이 올려주는 녀석이죠. 불판에 올려서 점점 졸일수록 맛이 올라가는 것은 다들 아시죠?

 

깻잎

이곳은 상추와 같은 채소류들이 전혀 나오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싸먹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깻잎절임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셔야 할 겁니다. 맛은 적당히 새콤달콤해서 나쁘지 않았습니다. 

 

천연 야자숯

처음 보고 연탄불인가? 생각했는데 야자숯으로 만든거라고 하네요. 모양만 관리하기 쉽게 연탄처럼 성형해서 나온 것 같습니다. 불색이 보라색이 나와서 신비한 느낌이 드네요. 보통 숯에서 나오는 온도와 다른 건가? 싶습니다. 

 

모듬 고기 400g

오겹살 + 가오리살 + 꼬들살 + 모소 리살입니다. 아쉽게도 가로막 살은 수급이 안돼서 다른 종류를 더 넣어주었다고 하셨습니다. 때깔도 끝내주고 모양도 예쁘게 썰어서 플레이팅 해줘서 일단 눈이 즐거웠습니다. 오겹살부터 먹으라고 가이드해주시네요. 언른 구워보겠습니다. 

 

불판 세팅

 

불판을 일단 깔끔히 코팅하려했습니다. 그런데 이 집의 조금 아쉬운 점이 숯과 불판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불판이 충분히 달궈지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멀리 떨어뜨려 놓았는지 잘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제가 성격이 너무 급한 걸까요? 최소 30초 이상 시간이 흘렀는데도 껍데기가 녹지가 않아서 코팅이 잘 되지 않더군요. 그냥 귀찮아서 고기를 올려놨습니다. 너무 가까울 경우 화력이 강력해서 탈까 봐 그런 거라고 생각되네요. 

 

오겹살 두덩이

굵은 양념소금을 얹어주었습니다. 오겹살은 쎈불에서 두 번만 뒤집어야 제일 맛있다고 하니 마이야 르반 응이 올 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려봅니다. 

 

노릇한 오겹살

노릇하게 황금빛을 내는 오겹살이 보이시나요? 기름이 적당히 빠져서 먹기에 최적의 타이밍 입니다. 먹기 좋은 크기로 커팅한 후 먹어보았습니다. 소금만 살짝 찍어서 먹었는데 고기 본연의 감칠맛과 육즙이 상당했습니다. 따로 숙성을 거친 것인지 집에서 구워 먹는 것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맛이 응축되어 있었습니다. 매우 좋은 원육과 알맞은 숙성기간 그리고 저의 고기 굽는 스킬? 이 만나서 올해 먹은 오겹살 중에서 가장 맛있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고기 자체에서 나오는 깊은 맛이었습니다.

 

꼬들살

뭐지 이거 앞다리살이랑 비슷한 모양인데?라고 생각하다가 큰 코 다쳤습니다. 식감의 제왕이라는 별명답게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게 여태껏 돼지고기에서 느껴보지 못한 경험이었습니다. 돼지 목 뒷덜미에서 나오는 부위로 한 마리당 400g밖에 안 나온다고 하네요. 

 

모소리살

잠깐 설명충을 등판시키겠습니다. 모소리 살이란? "돼지 목덜미와 어깨에서 300g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 희소가치가 높은 부위"라고 합니다. 마치 항정살처럼 기름이 박혀있어서 촉촉한 육즙을 맛볼 수 있으면서 식감이 상당히 재미있는 녀석이었습니다. 

 아쉽게 찍지는 못했지만 가오리 살도 담백하니 만족스러웠습니다. 원래 고기는 당연히 기름기가 쫙 돌아야 맛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퍽퍽 살이 아닌 부드러우면서 자연스러운 고기 향이 느껴졌습니다. 

 

인생껍데기

모둠 고기를 다 먹고 무언가 아쉬워서 추가로 주문한 껍데기입니다. 160g에 8000원이었습니다. 껍데기 살은 직접 구울 필요 없이 주방에서 다 구워서 나왔습니다. 살짝 것만 시어링 해서 먹으면 됩니다. 겉에 기름기가 뚝뚝 떨어지는 게 껍데기 답네요. 껍데기도 특별하게 되지 등부분만 사용했다고 하네요. 두툼한 게 덮고 자도 될 정도입니다. 

 

콩가루 + 소스 + 껍데기

 

껍데기를 위해서 만들어진 특제 소스에 콕 찍어서 먹어봅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게 식감이 일단 예술입니다. 그리고 고소한 돼지기름인 쫙 퍼져 나오면서 왜 인생 껍데기인지 알려주는 맛이었습니다. 

 잘 손질된 특수부위와 절적히 숙정된 고기 그리고 기발한 궁합의 메뉴들까지 상당히 독특한 콘셉트의 식당이었습니다. 기존의 삼겹살에 질리셨다면 꼭 한번 가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