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돈깡의 추천도서인 문병로 교수의 메트릭 스튜디오를 구입하였다. 가격은 17900원인데 교보문고에서 남아있던 포인트를 사용해서 싸게 구입하였다. 대체로 주식관련 책을 읽을 때는 시장의 대가들이 써놓은 책을 사는 것을 선호한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오랜기간 쌓아온 수익률이 그 사람의 명함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아무리 투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떠들어도 계좌를 공개 못한다면 사기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메트릭 스튜디오는 조금 다른 측면이 있다. 문병로 교수도 물론 자신이 연구한 계량적 분석을 통해서 알고리즘 투자를 하고 있다. 그리고 뛰어난 수익률을 얻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자금의 펀드를 오랜시간동안 운영하는 사람은 아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서 컴퓨터 알고리즘 최적화를 전공하는 학자이다. 그가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은 철저하게 '수치'라는 지표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시장에 공공연하게 진실이라고 여겨지는 투자기법들을 통계적으로 정리하여 사실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차트나 캔들패턴들이 정말로 통하는지 여부를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십여년에 걸쳐 쌓여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것이 인상적이였다. 그리고 놀랍게도 대부분의 패턴들은 실제로 유의미한 통계를 나타내지 못하였다. 이평선, 이격도, 볼린져밴드 등의 기법이 실제로 1주, 3개월, 6개월이 지났을 경우 어떻게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를 보여주었다.
주식을 하면서 얼핏들었던 기법들이 막연하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다가 실제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얻게 되는 쾌감 같은 것이 있었다. 머리속의 안개들이 걷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대로 투자를 하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좀 더 단단한 근거들이 앞으로의 나의 선택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돈이 아깝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댓글